어쩌다 육아

어쩌다 육아. 그 시작.

이상한 두부 2021. 9. 20. 22:04

누가 그랬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자고.

그 때는 왜 그래야 하는데? 왜 내가 내가 정하지도 않은 대로 살아야 하는데? 내가 알지도 못하는 정해진 인생에 왜 내가 져야 하는데?

하면서 개겼었는데

그건 그 때의 치기였고

나는 어느덧 흘러가는 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

 

어쩌다 결혼을 했고.

어쩌다 육아를 시작하게 됐다.

어쩌다라고 하니 무심코 그렇게 된 걸로 들리지만

사실 나는 '힘들다'는 시험관을 일곱 번 했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마지막 차수인 일곱 번 째 

소리를 만나게 되었다.

 

노묘 일기를 열어 놓고 열심히 써야지 하고는

보리의 죽음에 정신 못 차리다가

그 다음 해 죽을 것 같은 입덧으로 시체처럼 지내다가

이제 아이가 돌이 되어 가니 정신이 든다.

그래서 다시 어쩌다 시작하게 된 육아 경험과 단상들을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다시 키보드를 깔짝이게 되었다.

 

나는 마흔 둘에 어쩌다 엄마가 되었다.

그래, 이렇게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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