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묘일기5 마른 밥 먹기 싫듯이? 보리랑 둘이었을 때는 좀 더 젊었어서 그랬는지 안 먹으면 보리가 먹어버리니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외동묘가 된 구름이는 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둘만의 시간이 길어져서인지 몰라도 더 자주 앵앵 거리며 밥달라고 요구하는데 정작 밥그릇엔 사료가 남아 있다는.. 몇 알 더 부어주면 그제서야 냠냠 먹는다. ‘뭐지?’ 싶다가도 사람도 마른 밥, 먹던 밥 먹기 싫듯이 구름이도 마른 사료, 먹던 사료 보단 새 사료가 좋겠거니 생각해 본다. 구름아 그지?? ㅎㅎㅎ p.s. 사료를 늘상 남겨둬서인지.. 깨끗하게 씻어줘도 밥 먹고 나면 콧잔등이 꺼뭇꺼뭇.. 귀엽기도 하지만.. 사람이 밥풀 붙이고 다니는 거랑 비슷한 건가?? ㅎㅎ; 2020. 9. 1. 잠든 너를 바라보다 어느날 문득 잠든 너를 바라보다 다른날 지긋이 나를 마주보는 너의 눈을 들여다 보다 우리의 시계가 다른 속도로 간다는 바꿀 수 없는 사실에 그만 슬퍼지고 만다 2020. 8. 16. 노묘와 산다는 것은 : 네이버 블로그 처음부터 우리집 고양이들이 나이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 보리와 구름이 2003년 모두 한 살 정도에 우리집에 왔다. 고양이 나이에 7을 곱해 사람 나이로 계산한다면 대충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나이에 나의 가족이 된 셈이다. 예전을 돌이켜 보면 당시 우리집에 왔던 어린 고양이들은 첫 번째 낯설었고 두 번째 마냥 귀여웠고 세 번째 조금은 힘들었다. 새끼 고양이는 잠깐 보기엔 정말 귀엽지만, 시도 때도 없이 에너지를 발산하며 똥꼬발랄하고 뾰족하고 작은 이빨로 자근자근 손에 구멍을 내기도 하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피부에 쉽게 스크래치를 내기도 한다. 지금 사람 나이로 백살은 족히 넘은 우리집 묘르신들은 첫 번째 포근하고 두 번째 마냥 귀엽고 세 번째 너무 편안하다. 깨어있는 시간보다 자고 있는 시간이 훨.. 2019. 12. 27. 두 묘르신 소개 : 네이버 블로그 묘르신 이야기를 쓰겠다 마음 먹었을 때만 해도 그렇게 갑자기 보리가 떠날 줄은 몰랐다. 네이버가 싫어져서 이사하기로 결심한 이후 그간 쓴 글을 하나 둘 옮기고 있는데 보리의 사진을 볼때마다 아직도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바람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 아니면 그냥 미루고 싶은 이유를 찾는지도 모르지. 우리 집에는 묘르신이 두 분 계시다. 남편보다도 훨씬 더 오래 동안 나와 일상을 같이 해 온 묘르신들. 이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번 묘르신 보리 먹는 것이 힘이다 출생: 2002년 추정. 과거: 길에서 생활했었으며, 뛰어난 외모로 마음을 사로잡아 영입됨 특징: 검정과 회색이 섞인 소위 고등어 무늬의 코숏*으로 먹성이 특출 성격: 순하고 겁이 많음 병력: 방광염 4차례 *코숏은 코리안 숏헤어의 준 말.. 2019. 12. 9. 이사 통보와 보리의 흔적. 아침 시간 친구와 영어 스터디를 위해 만났는데 집주인에게 전화가 왔다. 뭐지?? 싶어 받았더니, 부탁을 하자며.. 부탁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사는 집으로 본인들이 이사 들어오시겠다니.. 사실상 통보이다. 뭐 그래. 나야 정보를 서치하고 비교 분석하는 것, 타이밍에 좋은 물건을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니 그렇다 쳐도 약간의 배신감. 이러려고 작년 겨울 계약 연장해주며 샷시 바꿔 줬나. 집을 떠날 생각을 하니 한편으로 시원하면서도 아.. 여기는 보리의 흔적이 남은 마지막 장소인데.. 내가 새로운 곳으로 가면 거긴 더이상 보리가 없는데.. 어떡하지.. 나는 아주 조금씩 이별하고 있었는데.. 내 방식대로 조용히 그렇게 떠내 보내고 있었는데.. 2월말. 시한부가 된 기분. 강제로 이별을 통보받은 날. 어젯밤 꿈.. 2019. 1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