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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4. 열심히 일만 했는데 승진이 안되요 - 1

by 이상한 두부 2021. 3. 28.

"죽어라고 일만 했는데 이게 뭔가요??"

사회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답을 구하는 질문이라기 보다는 자괴감에 한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말 열심히 주어진 일을 했는데 그에 대한 보상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참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의 보상 체계는 당신이 생각한 것과 다를 수 있다. 그 체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은 '열심히 일하면 여왕개미가 될 줄 알았는데..'라고 생각하는 일개미와 다를 바가 없다. 진짜 죽어라고 일만 하면 자동 승진하는 교과서 적인 회사는 아쉽게도 많지 않다.

안타깝지만 열심히 일한다고 반드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회사라면 그렇다. 모든 것이 점수화 되고 내가 저축하듯 점수를 모아 승진이 이뤄지는 곳에서는 나의 승진이 예측 가능하다. (내가 아는 중에서는 농* 은행 같은 곳이 그러한 곳이었다) 내가 승진하고 싶다면 나는 정해져 있는 기준을 맞추면 된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외국어 점수나 자격증, 대학원 졸업장 등등 점수화 가능한 것들을 제시하는 회사에 다닌다면 고민은 쉽다. (이것도 고용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직원일 경우에 한해 그러하다. 어디든 임원이 될 경우에는 또 다른 평가 기준과 시스템이 있게 마련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승진을 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 때에 힌트가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해 내신을 준비하는데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각 과목의 시수(時數)이다. 요즘 상황을 잘 몰라 찾아봤더니 국영수, 통합과학은 시수가 3~4, 스포츠 생활과 미술창작 같은 과목은  시수가 1이다. 시수가 반드시 중요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시수가 높은 과목이 내신 준비에 비중이 크고 게다가 내가 원하는 대학 입시에서 필수로 보는 과목이라면 어떤 과목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는 쉽게 계산이 될 것이다.


회사에서의 시수는 (이 역시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열심히 일하는 것에만 주어지지 않는다. 시수가 주어지는 몇 가지 항목을 생각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주어진 일을 어느 정도 열심히 하는 것을 회사에서 기대하는가? 예를 들어 출판사에서 교정교열 담당이라면 오타가 하나라도 있어서는 안되며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방송국 기자라면 데드라인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내가 생각한 '열심히'가 회사가 생각한 '열심히'와 부합하는가? 회사에서는 빵꾸만 안나면 되는 시수의 일인데 나는 내 업무 자원의 대부분을 쏟아 붇고 야근까지 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은 효과적으로 일하고 있는가? 아니면 자기 발전과 만족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가?

2)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내는 것**
회사가 정체기나 위기라 돌파구가 필요하거나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단계라면 기존에 하던 일을 그대로 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일,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시수가 곱절이 높아진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을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회사에 개척자가 필요한데, 작은 밭을 정성들여 일군다고 큰 보상을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그만큼 실패 리스크를 지기 때문에 더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보스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의외로 이 부분을 놓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본인은 똑똑한데 본인의 상사가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렇다. 설령 그것이 사실일 지언정 당신의 승진에 힘을 보태야 하는 이는 바로 당신의 상사이다. 일도 못하고 능력 없는 팀장이라 해도 당신을 평가할 때 회사는 팀장에게 묻는다. 상사에게 어떤 반응을 기대하는가? 그래서 보스와의 관계는 생각보다 시수가 클 수 있다. 만약 일에 있어서 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열심히 일하지 말고 상사에게 계속 알려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보스가 제시한 방향이 아니라거나 보스가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깨진 독에 물붓는 격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업무에 따라 혹은 회사 상황에 따라 '높은 시수가 주어지는 일'은 다를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먼저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준비를 해야 승진하고 싶을 때 승진할 확률이 높아진다.

To be continued...